💸 사랑 vs 현실 🧐 나이 들면 정말 ‘계산적인’ 연애만 남을까?

"나이가 드니 다들 조건부터 따지더라."
"사랑만 보고 결혼하기엔 현실이 너무 무겁지."

연애와 결혼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종종 이런 말들을 주고받습니다. 10대, 20대 초반의 불꽃 같던 사랑의 기억은 아련해지고, 어느새 우리는 상대의 직업, 연봉, 집안, 자산 같은 ‘조건’들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마치 사랑이라는 감정 위에 현실이라는 이름의 계산기를 올려놓고 숫자를 두드리는 것처럼 말이죠.

정말 나이가 들면 우리의 사랑은 순수함을 잃고 계산적으로 변해버리는 걸까요? 사랑의 감정보다 현실적인 조건들이 우선시되는 것이 어른의 연애일까요? 오늘은 많은 이들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나이와 연애의 상관관계’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보고자 합니다.

1. ‘계산’이 아니라 ‘경험’이 쌓이는 것

우리가 ‘계산적’이라고 부르는 태도의 변화는, 사실 냉정해졌다기보다는 ‘경험을 통해 현명해졌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 처음이라 모든 것이 서툴렀던 사랑:
  생각해 보세요. 우리의 첫사랑, 혹은 20대 초반의 연애는 어땠나요? 아마 많은 경우, 상대의 배경이나 미래 계획보다는 지금 당장 내 마음을 얼마나 설레게 하는지가 가장 중요했을 겁니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밤새 통화하고, 주말 내내 붙어 있어도 지치지 않았습니다.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걱정보다는 ‘우리는 영원할 거야’라는 낭만적인 믿음이 더 컸던 시절입니다. 그때는 책임져야 할 현실의 무게가 지금보다 훨씬 가벼웠고, 사랑이라는 감정 그 자체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 실패와 상처를 통해 배운 것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몇 번의 연애와 이별을 겪으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됩니다. 열정적인 사랑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요. 성격 차이로 매일같이 부딪혔던 기억, 서로 다른 가치관 때문에 벌어졌던 깊은 감정의 골, 혹은 한 사람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유지되다 결국 무너져 내린 관계 등, 과거의 경험들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깁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아, 나는 이런 성향의 사람과는 오래가기 힘들구나’, ‘연인 사이에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면 이렇게 힘들 수 있구나’, ‘갈등이 생겼을 때 회피하는 사람보다는 대화로 풀려는 사람이 더 신뢰가 가는구나’ 와 같은 깨달음이죠. 이것은 사랑의 감정을 저버리고 조건을 따지는 ‘계산’이 아니라, 나와 맞는 사람을 찾아 더 안정적이고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지혜’에 가깝습니다.

2. 우리가 따지는 ‘조건’의 진짜 의미

흔히 ‘계산적인 연애’의 척도로 여겨지는 직업, 연봉, 자산 등의 ‘조건’들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우리가 원하는 것이 상대방의 통장 잔고나 직업의 명예뿐일까요?

• 안정적인 직업 = 성실함과 책임감의 증표:
  안정적인 직장을 가졌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잘 번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일정 기간 성실하게 노력해왔다는 증거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고 있다는 상징일 수 있습니다.

• 경제적 안정 = 갈등의 소지를 줄이는 안전장치:
  "사랑만 있으면 가난해도 행복해"라는 말은 아름답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부부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갈등을 겪습니다. 돈 문제는 단순히 돈에서 끝나지 않고, 서로의 신뢰와 관계의 안정성까지 흔들어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 유사한 환경과 가치관 = 더 깊은 이해와 공감대:
  비슷한 가정환경이나 교육 수준을 고려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려는 속물적인 태도가 아닙니다. 살아온 환경이 비슷할 때, 서로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나 가치를 두는 지점에서 공통분모를 찾기 쉬워집니다.

결국 우리가 나이가 들면서 보게 되는 ‘조건’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제한 차가운 계산이라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맞이할 ‘현실’이라는 파도를 함께 잘 헤쳐나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구명조끼’나 ‘튼튼한 배’를 확인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3. 사랑의 형태가 변하는 것, 성숙해지는 것

20대의 사랑이 모든 것을 쏟아붓는 ‘열정적인 불꽃’ 같다면, 30대 이후의 사랑은 서로의 삶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온기 있는 벽난로’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사랑이 단순히 설레는 감정의 교류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사랑은 함께 인생을 책임지고, 서로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며, 기쁨은 나누고 슬픔은 덜어주는 ‘인생의 동반자’를 찾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이 사람과 함께라면 남은 인생의 수많은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책임감 있는 태도입니다. 오히려 이는 나와 상대방,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증거입니다. 감정의 격렬함은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그 자리를 이해와 신뢰, 안정감과 존중이 채우는 것. 이것이 바로 나이와 경험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성숙한 사랑’의 모습일 것입니다.

4. 당신의 사랑에 정답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나이가 들면 계산적인 연애를 하게 된다’는 명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현실을 고려하게 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을 ‘타락’이나 ‘순수함의 상실’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사랑의 방정식’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여전히 모든 것을 뛰어넘는 열정적인 사랑을 가장 큰 가치로 둘 수 있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과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갈등 없이 평온한 삶을 꾸려나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듯, 사랑의 방식에도 정답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준에 휩쓸려 자신을 비난하거나 자책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왜 이렇게 속물이 되었을까’ 혹은 ‘나는 왜 이렇게 철이 없을까’라고 고민하기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관계는 어떤 모습인지, 어떤 사람과 함께할 때 가장 ‘나’다울 수 있는지를 깊이 성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사랑만 보고 달리는 사람도, 사랑을 지키기 위해 현실을 돌아보는 사람도,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중입니다. 당신이 내리는 모든 선택은, 당신의 인생과 경험이 만들어낸 고유한 답안지입니다.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세요. 당신의 사랑은 그 자체로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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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의학신문: 사랑에도 이해가 필요한 시대
  https://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4240
  (사랑과 현실의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인간 심리에 대해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주는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