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과 고양이의 비밀 약속

달님과 고양이의 비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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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산과 바다가 가까운 작은 마을에 ‘누리’라는 고양이가 살고 있었어요. 누리는 반짝이는 눈과 하얀 털을 가진 고양이였지만, 매일 밤마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외로워했어요.

“달님, 왜 매일 혼자 떠 있나요?”
누리는 매일 밤 그렇게 물었지만, 달님은 대답하지 않았어요. 그저 미소만 지으며 마을을 비추었죠.

어느 날 밤, 유난히 별이 많은 날이었어요. 누리가 달님을 향해 꼬리를 흔들며 인사했을 때, 달님이 조용히 말을 걸었어요.
“누리야, 나도 외롭단다. 하늘은 넓지만 함께 놀 친구가 없거든.”

누리는 깜짝 놀랐어요. “그럼 내가 친구가 되어 드릴게요!”
달님은 빛을 조금 더 밝히며 웃었어요. “정말이니? 하지만 나는 하늘에 있고, 넌 땅에 있잖니.”

누리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럼 매일 밤, 내가 마을의 가장 높은 언덕에 올라갈게요. 그럼 서로 이야기할 수 있잖아요!”

그날부터 누리는 매일 밤 언덕에 올라 달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오늘은 아이들이 연못가에서 개구리랑 놀았어요.”
“오늘은 어부 아저씨가 큰 고등어를 잡았어요!”
달님은 누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었어요.

그런데 며칠 뒤, 큰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천둥이 울고 번개가 번쩍이는 날, 달님은 구름에 가려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누리는 걱정했어요. “달님이 무서워하고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비가 오는 와중에도 언덕으로 달려갔어요. 비에 흠뻑 젖었지만, 누리는 하늘을 향해 외쳤어요.
“달님! 괜찮아요! 전 여기 있어요!”

그 순간, 구름 사이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왔어요.
“누리야, 고마워. 네가 이렇게 날 기다려 주다니… 너는 진짜 내 친구야.”

비가 그친 다음 날 밤, 달님은 아주 둥글고 환하게 떠올랐어요.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누리가 앉아 있던 언덕 위 풀잎들이 반짝이는 달빛을 머금으며 별처럼 빛나기 시작한 거예요.

마을 사람들은 그곳을 ‘고양이 언덕’이라고 불렀어요. 밤마다 반짝이는 풀잎 덕분에 어두운 길을 걷는 사람들도 안전했어요.

그 뒤로도 누리와 달님은 매일 약속을 지켰어요.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누리는 늘 언덕에 올랐고 달님은 늘 그를 비추어 주었어요.

세월이 흘러 누리가 나이가 많이 들어 언덕에 오르지 못하게 되었을 때, 달님이 말했어요.
“누리야, 이제 내가 너를 데리러 갈게.”

그날 밤, 달빛이 마을 전체를 덮을 만큼 밝게 빛났어요. 다음 날, 사람들은 언덕 위에서 누리의 하얀 털이 반짝이며 하늘로 이어지는 길을 발견했어요.

그 뒤로 달님이 뜨는 밤이면, 하얀 고양이 한 마리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보인다고 해요.
그리고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달님에게 속삭이면,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
하는 따뜻한 목소리가 들린대요.

🌱 교훈

진짜 친구란 함께 놀 때보다, 외롭고 두려울 때 곁을 지켜주는 존재라는 걸 잊지 마세요.

달님과 고양이의 비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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